특급투수의 재질은 하늘이 내리는 것이지만 성적만큼은 팀을 잘 만나야 하는 법. 이는 올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에게 꼭 들어맞는 말이다.
23일 현재 주니치의 성적은 7승8패. 센트럴리그 공동 3위지만 반타작도 안되는 승률이다.
그러나 선동렬은 팀의 7승 중 6승을 책임지며 구원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 페이스라면 전무후무한 50세이브도 가능하다.
올해 선동렬의 이같은 상승세는 에이스 야마모토와의 「찰떡궁합」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선동렬이 야마모토와 합작으로 거둔 승수는 벌써 4승. 야마모토는 잘 던지다가도 9회만 되면 1점차 추격을 허용하며 선동렬에게 다급하게 구원신호를 보낸다.
선동렬에겐 행운도 따르고 있다. 지난 4일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개막전에선 야마모토가 9회에 2실점, 3대2로 쫓긴 2사3루에서 나와 백스톱을 맞추는 어이없는 공을 던졌으나 3루주자가 홈에서 잡혀 행운의 물꼬를 텄다.
이에 비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박찬호(24·LA 다저스)는 올해 최고의 컨디션을 구가하고 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운이 계속되고 있다.
박찬호는 또 지난 10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는 7이닝 2안타 1실점의 역투로 선발승을 눈앞에 뒀으나 메이저리그 최고의 소방수 토드 워렐이 9회 2사후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1승을 날려버리는 아쉬움을 맛봐야 했다. 그때까지 다저스불펜은 30.2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었다.
〈장환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