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동아사이클이 배출한 은륜스타 이진옥(한국통신·대구).
부상한 후배의 대타로 출전한 그가 37세 노장의 뜨거운 숨을 토해내며 작년 대회 MVP 박민수(수자원공사·대전)를 제쳤다.
이진옥은 24일 춘천∼홍천∼춘천간 외곽도로(2주회·1백87.4㎞)에서 펼쳐진 4.19기념 제30회 동아사이클대회 4구간 레이스에서 4시간44분40초26을 기록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민수는 4시간46분13초60으로 2위.
이날 레이스는 동아사이클에서 처음으로 채택된 외곽 순회경주. 가락재 느랏재 등 가파른 고갯길이 겹겹이 이어지는 「지옥의 코스」다.
이진옥은 초반 2위그룹에서 달렸으나 홍천을 돌아 다시 춘천외곽코스에 접어들면서 선두그룹에 끼어들었다.
레이스가 이진옥과 박민수의 대결로 좁혀진 것은 출발후 1백40여㎞ 지점인 가락재고개 입구. 이진옥은 골인지점을 20㎞ 앞두고 스퍼트, 독주한 끝에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통신 코치인 이진옥은 14회(81년)와 20회 대회(87년) 두차례에 걸쳐 MVP에 올랐던 한국 도로사이클의 간판스타. 그는 소속팀 선수가 대회를 앞두고 훈련중 다치는 바람에 대신 출전,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이진옥은 지난 21일의 첫날 레이스에서 65명의 출전선수중 9위를 차지했고 이튿날엔 5위로 골인,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코치로서 개인기록보다는 팀성적이 우선』이라며 『가파른 고갯길 등 힘든 코스를 기피하는 신세대 선수들의 안이한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1일 고도 경주를 출발한 동아사이클은 25일 종착지인 경기 가평에서 순회경주를 끝으로 9백22㎞의 대장정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