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불사조」가 「마운드 불사조」에게 축하의 꽃다발을 전한다.
지난 95년6월29일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마지막 생존자인 박승현양(21)이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OB 박철순(41)의 은퇴식에 참석, 꽃다발을 증정하는 것.
박양은 참사 3백77시간만인 그해 7월15일 죽음과 어둠의 공포를 극복, 세상밖으로 되살아 나온 인간승리의 주인공.
삼풍백화점 지하1층 아동복매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 박양은 지난해 초부터 근로복지공단에서 일하고 있다. 박양이 맡고 있는 일은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 자녀들의 장학사업과 사후관리.
「극한상황에서의 생존」이라는 박양의 기적같은 삶은 박철순의 인생행로과 너무나 닮은 꼴. 박철순은 야구는 물론 정상적인 생활조차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사의 선고를 다섯차례나 받았지만 그때마다 벌떡 일어나 재기에 성공한 오뚝이.
박양은 『프로야구 경기는 직접 본 적이 한번도 없지만 「불사조 아저씨」와의 만남이라는 생각에 은퇴식 참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박철순의 은퇴식에는 구단에서 박용오구단주, 박용민 전 사장, 경창호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 하며 김유동 양세종씨 등 OB 원년멤버중 현역 코치를 제외한 전원이 참석할 예정.
특히 지난 94년 박철순이 주도했던 선수단 이탈파동으로 중도해임됐던 윤동균 전 감독도 나와 그의 은퇴식을 빛내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박철순이 꿈과 희망을 심어온 백혈병후원회와 명진보육원에서는 선물을 증정한다.
박철순은 이날 「서울 라이벌」 LG와의 경기에서 한 타자 정도를 상대하는 것으로 선수로서의 마지막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프로원년 최고 계약금(2천만원)과 연봉(2천4백만원)을 받고 입단, 22연승의 신화를 창조했던 박철순은 통산 76승53패20세이브, 방어율 2.95를 기록중이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