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멕시코시티]정복자가 짓밟은 「아즈테가의 꽃」

  • 입력 1997년 5월 15일 08시 06분


멕시코시티의 공항에 내리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리고 몸이 무겁게 느껴지고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다. 누군가 옆에서 이곳이 해발 2천2백40m의 고지라고 말하기 전에는 그 이유를 알아차리지 못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 멕시코시티. 서울의 두배나 되는 2천만명이 모여 산다. 그러나 1968년 멕시코올림픽 폐막과 동시에 그 성장을 멈췄다. 지하철도 70년 완공후 그대로다. 정치와 경제 발전의 답보가 빚은 결과다. 자동차와 인구만 폭증, 멕시코계곡에 갇힌 이 분지는 매연으로 언제나 희뿌옇다. 서울보다 훨씬 더했다. 그러나 5백년전 모습은 달랐다. 「아메리카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환상적인 호수도시였다. 당시 이름은 테노치티틀란, 그 주역은 멕히카족. 우리는 그 발전된 모습을 아즈테카문명이라고 부른다. 멕히카족이 테노치티틀란에 자리 잡은 것은 12세기말.그들은 테오티우아칸 멸망후 그 뒤를 이은 톨테카족을 멸망시켰으나 후에 그들 자신들도 쿨루아족에게 패했다. 쿨루아족은 멕히카족을 궤멸시키기 위해 뱀이 우글거리는 티사판(멕시코시티 부근)에 보냈다. 그러나 뱀을 즐겨 먹던 멕히카족은 이곳에 정착했고 1325년 텍스코코호수 한가운데 테노치티틀란섬으로 이주, 아즈테카 문명의 꽃을 피운다. 테노치티틀란의 아즈테카문명이 공개된 것은 1521년 스페인 정복자 코르테스가 점령한 직후. 목테수마2세가 다스렸던 영토는 당시 이탈리아 크기에 달했다. 당시 테노치티틀란의 총인구는 8만명. 당시 유럽의 단 네개뿐인 도시(파리 나폴리 베니스 밀라노) 중 어느곳도 10만명을 넘기지 못했고 스페인에서 가장 컸던 세비야도 4만5천명 정도. 또 한가지 놀라운 사실은 호수 가운데 섬을 중심으로 그 가장자리의 늪지에 인공섬을 쌓고 수로를 장방형으로 설치한 뒤 카누로 이동하던 계획도시의 모습. 당시 코르테스는 이곳을 보고 「아메리카의 베니스」라고 찬탄했다. 그러나 테노치티틀란은 코르테스 정복군과 주변 부족들의 연합군에 의해 완벽하게 파괴됐고 「우이칠로포틀리의 약속」(태양신이 선택한 선민들에 대한 구원)은 종말을 고했다. 정복자들은 몬테수마왕의 궁전과 아즈테카의 피라미드를 부수고 그 터에 그 돌로 현재의 국민궁전과 메트로폴리타나 대성당을 지었다. 이 건물들은 대통령궁과 함께 지금 현재 소칼로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멕시코시티〓조성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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