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적으로는 만족, 그러나 기본종목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 숙제. 한국선수단 관계자들은 제2회 동아시아경기대회에서의 성적을 이렇게 매겼다.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종합2위로 올라서지는 못했지만 당초 목표를 상회하는 성적을 올렸다.
선수단이 당초 예상했던 금메달은 최소 39개, 최대 42개. 실제로 딴 금메달은 45개였다. 유도와 우슈의 금메달이 당초 예상을 1개씩 까먹었을 뿐 정구는 전종목 석권으로 세계최고의 경기력을 과시했고 배드민턴 역도 태권도 등은 목표를 초과달성했다.
93년 1회대회(상해)와 비교해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올린 종목은 배드민턴. 당시 1개였던 금메달이 이번 대회에선 무려 4개. 육상도 1회대회때 보다 1개 많은 4개를 수확했다.
4년전보다 수확이 준 종목은 역도와 유도. 역도는 금이 4개에서 2개로, 유도는 7개에서 6개로 각각 줄었다.
그러나 육상과 수영 등 기본종목에선 중국 일본에 비해 여전히 절대열세를 면치 못했다. 가장 많은 4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육상에서 중국과 일본이 각각 16개의 금메달을 따낸데 비해 한국은 불과 4개. 이는 카자흐의 7개에도 미치지 못한다.
수영도 37개의 금메달 가운데 일본이 21개, 중국이 13개를 가져간데 비해 한국은 불과 2개. 한국이 개최지의 이점을 업고도 종합2위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 바로 기본종목의 초라한 성적표 때문이다.
기본종목 육성의 필요성은 종합대회가 열릴 때마다 지적되어온 한국 스포츠의 숙제. 그러나 4년전 1회대회에 비해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한국선수단측은 중국이 육상과 수영에서 1진을 파견했더라면 충분히 종합2위를 할 수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1회대회 육상과 수영에서 일본이 딴 금이 6개와 4개에 불과했던 점을 상기하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말이다.
그러나 남 탓을 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우리의 경기력을 키우는 것이 더욱 급하다. 기본종목을 육성하지 않는 한 대회때마다 다른 나라에 우리의 종합순위를 의존할 수밖에 없다.
〈부산〓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