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宣), 선(宣), 선(宣)!」.
일본 프로야구계를 강타하고 있는 「구원 불패」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듯 드높다. 지난 21일 현재 12세이브 포인트로 센트럴리그 구원부문 단독 선두.
일본으로 건너간 지난해 국내팬들로부터 『돌아오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던 그가 올해 이처럼 달라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이 꼽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적응. 선동렬의 시즌 최고 구속은 지난 5일 야쿠르트전에서 기록한 시속 1백52㎞. 경기당 평균 1백45∼1백50㎞ 내외로 스피드만 놓고 볼때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올해는 볼 하나 정도가 좁고 낮은 일본의 스트라이크존에 완벽하게 적응, 볼이 가운데로 몰렸던 지난해와는 달리 존을 마음껏 이용하며 타자를 농락하고 있다.
특히 낮은 곳에 마음대로 강속구를 뿌리고 있다는 것이 눈에 띄게 달라진 점. 21일까지 허용한 8개의 안타중 홈런이 한개도 없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둘째는 다양해진 변화구. 특히 커브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선동렬의 커브는 평균 1백23∼1백27㎞. 슬라이더와 직구뿐이었던 지난해와는 달리 볼배합에 낙차 큰 커브가 추가됨으로써 타자들로선 타이밍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여기에 선동렬의 주특기인 1백37∼1백40㎞대의 날카로운 슬라이더의 각이 더욱 예리해졌고 그동안 손가락이 짧아 던지지 못했던 포크볼과 역회전볼도 승부구로 간간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 회복. 선동렬 특유의 「칠테면 쳐봐라」는 「배짱 투구」가 일본 타자들을 주눅들게 해 멀뚱히 서서 당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