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4·LA다저스)와 선동렬(34·주니치드래건스), 그리고 조성민(24·요미우리자이언츠).
이들 「해외파 3인방」의 공통점은 구속 1백50㎞대의 빠른 직구를 주무기로 하는 오른팔 정통파투수라는 것.
모두 위력적인 직구를 승부구로 사용하지만 나름대로 위기에 자신있게 던질 수 있는 변화구도 갖고 있다.
박찬호는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회 「투심(Two Seam)패스트볼」로 세명의 타자를 가볍게 처리했다.
「투심」은 실밥을 검지와 중지 사이에 넓게 끼고 직구처럼 던지는 변화구. 스피드는 직구와 별 차이가 없지만 볼을 손에서 뿌릴 때 손가락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과 세기에 따라 떨어지거나 휘는 등 변화 무쌍한 체인지업의 일종이다.
특히 투수조차 볼의 변화를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주로 한복판을 겨냥해 던진다. 박찬호는 이날 직구 93개, 커브 15개, 체인지업 10개 등 모두 1백18개의 볼을 던졌고 직구와 함께 투심을 승부구로 적절히 혼합해 사용했다.
올해 선동렬이 개발한 「신무기」는 반포크볼. 손 전체의 길이가 18㎝, 중지 7.7㎝, 검지 7㎝인 선동렬은 평범한 남자의 손으로도 작은 축이다.
한때 손가락 사이를 찢는 수술을 심각하게 고려했었던 그는 지난해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는 버티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반포크볼을 집중적으로 연마했다.
반포크볼은 포크볼처럼 볼을 손가락 사이에 완전히 끼지 않고 중간 정도로 해서 던진다. 회전이 없고 타자앞에서 뚝떨어지는 것은 포크볼과 같지만 그 폭이 완만하며 포크볼보다 빠른 게 특징.
올시즌 그는 결정적인 순간에 가끔 반포크볼을 사용하면서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9일 주니치를 상대로 첫 세이브를 올린 조성민. 직구뿐 아니라 각종 변화구에 능하다는 그가 이날 위기에서 던진 볼은 모두 슬라이더였다.
직구처럼 빠르게 오다가 바깥쪽으로 흐르는 슬라이더의 생명은 예리함. 조성민은 그동안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가다듬었고 올해는 그 각이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