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펜싱의 간판」 김영호(대전시 도시개발공사)가 세계펜싱선수권대회 사상 한국에 첫 은메달을 안겨줬다.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 8강에 올랐던 김영호는 17일 남아공 케이프타운 클렘보그체육관에서 열린 제48회 세계선수권 남자 플뢰레 결승에서 세르게이 고루비츠키(우크라이나)에게 14대15로 져 아깝게 금메달을 놓쳤으나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사상 한국의 첫 메달을 따냈다고 선수단이 알려왔다.
한국은 지난 94년 아테네대회 남자 에페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딴 적이 있었으나 개인전에서는 이상엽(화성군청)이 95년 헤이그대회 남자 에페에서 6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세계랭킹 13위 김영호는 이날 64강전에서 제럴드 맥마흔(호주)을 꺾은 뒤 김승표(서울지하철공사) 미카엘 루드윅(오스트리아) 우베 뢰메르(독일)를 잇달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김영호는 준결승에서 왕하이빈(중국)에게 12대14로 뒤지다 내리 3점을 따내 극적으로 승리, 결승에 올랐다.
김영호는 3분 3회전 15점 선취제로 벌어진 결승전에서 시작과 동시에 칼을 쥔 왼손에 일시 경련이 일어나며 1회전을 0대1로 뒤졌다. 2회전에서도 상대의 받아치기에 눌려 3대9로 리드당했다.
그러나 김영호는 3대11로 뒤진 3회전 초반 빠른 발을 이용한 역습작전을 펴며 내리 8점을 따내 2천여 관중들을 열광시켰으나 막판 고루비츠키에게 어깨를 찔려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