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율 0.63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불패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주니치의 수호신」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 웬만한 투수들이라면 은퇴를 고려할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그는 연일 무시무시한 강속구를 뿌려대며 전성기에 버금가는 싱싱한 어깨를 과시하고 있다.》
28일 요미우리와의 경기에서 그는 최고구속 1백53㎞, 최저구속 1백48㎞의 직구를 구사했다. 이는 지난 6일 야쿠르트전에서 기록했던 1백54㎞에 이어 시즌 두번째 스피드.
그는 이달 들어 7경기에서 39명의 타자들에게 단 2개의 안타만을 내줬고 볼 끝이 살아움직이는 1백50㎞대의 직구만으로 타자들을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문제는 투구수. 선동렬은 28일까지 30경기에서 42.2이닝 동안 1백51명의 타자에게 6백28개의 볼을 던졌다. 타자 1명에게 4.16개의 볼을 던진 셈. 이 정도는 평범한 투수에겐 많은 투구수가 아니지만 선동렬은 볼 하나에도 체력 소모가 큰 강속구 투수.
게다가 최근 상대 타자들은 우직스럽게 직구만을 고집하는 선동렬의 투구 패턴을 간파, 치기 힘든 직구는 커트해내고 대신 집요하게 변화구만을 노리고 있다. 28일 요미우리전에서 선동렬은 8회에만 17개의 볼을 던졌는데 이중 6개가 타자들로부터 커트당한 파울볼이었다. 때문에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요즘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선동렬의 체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현재 9대1 정도인 직구와 변화구의 비율을 7대3, 혹은 6대4의 비율로 조정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특히 선동렬의 슬라이더는 1백37∼1백40㎞로 웬만한 투수의 직구 스피드와 맞먹고 커브는 1백20㎞대로 직구와 무려 10∼20㎞의 차가 있기 때문에 직구와 적절히 섞어 던질 수만 있다면 더욱 위력적인 투구를 할 수 있으리라는 것.
「코리안특급」박찬호(24·LA다저스)가 후반기에 4연승을 거둔 것도 바로 변화구의 비율을 높인 때문이라는 분석이 선동렬에게도 참고가 될 만한 대목이다.
〈나고야〓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