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이 28일 현재 기록중인 방어율 0.63은 일본 프로야구 진출 2년만의 가장 낮은 수치.
지난달 21일 0.65를 기록한 이후 29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에서 2이닝 1실점으로 방어율이 0.91까지 올라갔던 그는 이후 한달 동안 7경기 1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방어율을 다시 0.6점대로 끌어내리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6월16일 히로시마 카프전에서 한 타자를 잡는데 무려 7점을 내준 뒤 기록한 생애 최악의 방어율 10.47에 비하면 지옥과 천당의 차이인 셈.
그러나 이같은 환상적인 방어율은 타이틀과는 무관하다.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는 프로야구에선 한국 미국 일본 모두 투수는 경기당 평균 1이닝 이상을 던져야 방어율 승률 등의 타이틀을 차지할 자격을 얻는다.
따라서 선동렬은 올시즌 최소한 1백35이닝을 던져야 한다. 이날까지 그의 투구이닝은 44.2이닝. 선발로 변신하더라도 남은 90.1이닝을 채우기는 벅차다.
게다가 선동렬은 자칫 한 이닝에서 3,4점만 내주면 1점대로 방어율이 치솟는 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
꿈의 방어율로 일컬어지는 「0점대 방어율」이 힘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60년 역사의 일본 프로야구에서 「0점대 방어율」은 모두 11차례 나왔다. 지난 43년 후지모토(요미우리)의 0.73이 역대 최고.
1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선 초창기인 1914년의 더치 레너드(0.96·보스턴 레드삭스)가 처음이자 마지막.
국내에선 선동렬이 데뷔 다음해인 86년(0.99)에 이어 87년(0.89)과 93년(0.78) 등 세차례 기록했다.
선동렬은 95년에는 규정이닝에서 불과 16.2이닝 모자라는 1백9.1이닝을 던져 0.49, 부상으로 쉬엄쉬엄 나온 92년에는 0.28(32이닝)을 기록한 바 있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