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멀린 오티(37·자메이카)의 「비운의 끝」은 어디인가.
여자 1백m 57연승의 대기록을 세우고도 세계선수권에서는 늘 고배를 마셨던 오티가 4일 열린 97세계육상선수권대회 1백m에서 또 눈물을 흘렸다.
오티는 지난 93, 95년 자신을 연속 2위로 밀어내고 챔피언이 된 게일 데버스와 그웬 토렌스(이상 미국)가 모두 이번 대회에 불참, 우승이 유력시됐었다. 예상대로 오티는 예선 1,2차전을 1위로 가볍게 통과했다.
그러나 불운은 떠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2위도 아닌 7위로 떨어지고 만 것.
오티의 불운은 출발전부터 예견됐다. 오티는 출발신호가 떨어지기 전에 한차례 부정 출발을 해 50m를 전력질주하다 돌아왔고 곧바로 이어진 경기에서는 제대로 준비를 갖추지 못해 스타트가 늦어진 것.
오티는 93년 대회에서는 데버스와 결승선을 동시에 통과했지만 사진판독에서 뒤져 금메달을 놓쳤었다. 지난 83년 1회 대회부터 세계선수권에 개근했지만 은메달 2개와 동메달 2개가 성적의 전부다.
앞으로 2년 더 선수생활을 할 예정인 오티.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서도 데버스에 져 2위에 머물렀던 그는 과연 언제쯤 「불운의 스타」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을 것인가.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