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는 올해 전반기에 호투하고도 타선의 침묵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박찬호의 쾌투와 타자들의 방망이가 어우러져 연일 승전보를 보내오고 있다.
박찬호 10승의 「일등공신」은 다저스 클린업 트리오인 마이크 피아자(29) 에릭 캐로스(30) 라울 몬데시(26). 박찬호에게 「꿈의 10승」을 안겨준 1회 결승타를 4번 캐로스가 터뜨렸고 몬데시는 6회 왼쪽 1점 홈런을 날려 박찬호의 10승을 축하했다.
박찬호가 10승을 거두는 동안 피아자와 캐로스는 각각 네번의 결승타를 쳐 박찬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또 피아자와 캐로스는 홈런도 4개씩 뿜어 박찬호 승리의 「전령」역할을 해냈다.
이들의 홈런이 더욱 값진 것은 꼭 필요할 때 터졌기 때문. 피아자는 6월2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4회 선제 홈런을 날렸고 지난달 26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는 1대1로 팽팽하던 3회 3점포를 쏘았다.
캐로스는 지난 5월27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에서 1대1로 맞선 4회에 2점 결승 홈런을 날렸다. 캐로스는 경기장 밖에서도 박찬호와 가장 친하게 지내는 사이.
몬데시는 박찬호에게 메이저리그 첫 승을 선사한 장본인. 몬데시는 지난해 4월7일 리글리구장에서 열린 시카고 커브스전 3회 1사 만루에서 담을 넘어가는 마크 그레이스의 홈런타구를 걷어내 박찬호를 위기에서 탈출시켰다. 몬데시는 수비에서도 빠른 발로 안타성 타구를 잡아내며 박찬호를 돕고 있다.
최근 방한한 박찬호의 매니저 스티브 김은 『박찬호와 동료들의 관계가 서먹서먹했었지만 얼마전 노모 피아자 캐로스와 저녁식사를 같이한 뒤 사이가 많이 좋아졌다』며 『동료들을 믿는 것이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밝혔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