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의 수호신」 선동렬(34·주니치 드래건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30세이브포인트 등정을 눈앞에 두고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하며 「아홉수 징크스」를 예고한 선동렬(29SP)은 어느새 라이벌인 요코하마의 사사키(29.26SP)에게 불과 3SP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또 지난 6일 통한의 2타점 역전타를 때려낸 히로시마 용병 로페즈가 정상 방망이보다 1백g정도 가벼운 「광속구 공략용」 배트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위축되고 있는 것도 사실.
그동안 선동렬에 멀찌감치 뒤져있던 사사키는 최근 팀의 8연승을 등에 업고 이달 들어서만 3SP를 추가하며 마침내 선동렬을 사정거리에 두게 됐다.
사사키는 1m88, 90㎏의 체구에서 뿜어나오는 1백50㎞대의 강속구와 낙차 큰 포크볼을 주무기로 하는 오른팔 정통파 투수. 그는 지난 92년(33SP)과 95년(39SP) 96년(29SP)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오르며 최고의 「소방수」로 명성을 날렸다.
8일 현재 사사키는 요코하마가 주니치(92경기)보다 6경기가 적은 86경기를 소화, 선동렬보다 6차례의 등판 기회가 더 남아있는 상태. 게다가 야마모토, 가도쿠라를 제외하곤 7이닝을 버틸 만한 선발 투수가 없는 주니치와는 달리 에이스 노무라 등 선발 투수진이 건재, 그의 세이브 행진을 돕고 있다.
로페즈의 경량 배트는 더욱 신경쓰이는 대목. 선동렬은 올시즌 반포크볼 슬라이더 파워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개발했으나 숨막히는 위기엔 어김없이 1백50∼1백54㎞대의 직구로 「힘의 승부」를 펼쳐왔다. 타자들도 이 점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동안 선동렬의 구위에 눌려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던 것.
하지만 로페즈가 배트 스피드가 정상적인 방망이보다 빠른, 가벼운 방망이로 직구만을 집요하게 커트해 내거나 가볍게 맞춰 안타를 만들어내는 타법을 구사한다면 선동렬은 매우 피곤해진다.
「백전노장」 선동렬. 그가 어떻게 올시즌 「마지막 위기」를 극복해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