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배구가 세대 교체에 성공을 거두면서 21년만에 세계 3강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17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97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예선리그 D조 최종전에서 네덜란드를 꺾고 5승1패를 기록, 4강이 겨루는 결선리그 티켓을 확보했다.
한국이 지난 93년 창설된 그랑프리 대회에서 4강전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지난 대회 우승팀 브라질이 불참하기는 했으나 94세계선수권 우승팀이자 92년과 96년 올림픽을 2연패한 쿠바와 88년 서울올림픽과 90년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 등 내로라하는 배구 강국들이 총출동한 세계여자배구의 메이저대회.
한국은 예선에서 쿠바 네덜란드 등 강호들을 연파하며 결선리그 티켓을 따내 지난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지 21년만에 세계 최정상 그룹으로 도약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여자배구는 76년 올림픽이후 세계 정상권에서 멀어졌으나 94년 히로시마 아시아경기대회 우승과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6위에 오르며 차츰 회복세를 보여왔다.
특히 올들어 새로 사령탑을 맡은 김형실감독―정용하코치를 중심으로 한 대표팀의 세대 교체가 성공을 거두면서 배구 강국의 면모를 되찾아가고 있다는 평가.
한국은 주전 세터였던 이도희의 은퇴 공백을 강혜미가 완벽하게 메우고 있고 주포였던 장윤희를 대신해 정선혜 정은선 등 신세대 거포들이 등장했다.
또 대표팀 후보 센터였던 장소연이 고질적인 부상에서 벗어나 대들보로서 역할을 해주고 있고 최고참 김남순과 박수정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팀워크를 뒷받침하고 있다.
김형실감독은 『장소연이 도맡아 하고 있는 센터 블로킹에 문제가 있지만 선수들이 별다른 부상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면서 『오는 29일부터 일본 고베에서 시작되는 결선리그에서는 21년만의 세계 3강 진입이라는 배구계의 오랜 숙원을 반드시 풀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