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24·LA다저스)의 성적은 톱클래스급. 올해 29경기에서 1백35안타만 허용, 경기당 4.66개의 「짠물 투구」를 했다. 피안타율도 0.216으로 몬트리올 엑스포스의 마르티네스(0.173)에 이어 2위.
그러나 박찬호는 한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얻어맞는 약점이 있다. 곧 스스로가 「천적」을 만들고 있는 셈.
이는 박찬호가 11일만에 마운드에 선 7일 플로리다 말린스전이 대표적인 경우. 박찬호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고른 3번 클리프 플로이드에게 3회 가운데 담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맞았다.
박찬호는 4회에도 플로이드에게 2점짜리 연타석 홈런을 내줘 5회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또 6번 모제스 알루에게는 3타수 3안타를 허용, 이날 안타 8개중 5개를 두선수에게 헌납했다. 지난달 27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도 마찬가지. 박찬호는 4월 6일 시즌 첫 경기에서 첫 홈런을 뺏겼던 저메인 알렌즈워스에게 7회 가운데 안타를 맞고 흔들리기 시작, 피아자의 어이없는 실책과 맞물려 다 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박찬호는 지난달 22일 뉴욕 메츠전에서 투수 리드에게 연타석 안타를 맞고 1실점하기도 했다.
박찬호의 또 다른 「천적」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레이 랭포드와 델라이스 데실즈. 박찬호는 랭포드에게 6월 7일 1,4회 연타석 홈런을 맞았고 데실즈에게는 6월 2일 4연타석 안타의 수모를 당했다.
야구해설가 하일성씨는 이에 대해 『박찬호가 안타를 내준 선수에겐 거의 정면 승부를 펼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1백55㎞대의 빠른 공에 좀더 크게 떨어지는 커브를 던진다면 「천적」관계는 뒤집힐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