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천하장사]『한가위만 기다렸다』…16일부터 열전

  • 입력 1997년 9월 12일 20시 07분


이태현(청구) 김경수(LG증권) 신봉민(현대). 「모래판 3룡」이 펼치는 올해 마지막 대결인 97천하장사대회가 추석인 16일부터 사흘간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다. 우승의 저울추가 가장 많이 쏠리는 쪽은 「지존」 이태현(21). 올시즌 구리(3월) 충주(4월) 울산(7월) 지역장사를 휩쓴 이태현은 「대권」 막바지에서 미끄러졌던 기억을 떨치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95년 정규 시즌에서 9관왕에 올랐지만 천하장사에서는 5위에 그친 한을 풀겠다는 각오. 특히 장기인 들배지기에 1m96의 큰 키를 이용한 밀어치기까지 겸비,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다만 신봉민과 맞붙을 것으로 보이는 8강전이 최대 고비가 될 듯. 타이틀의 격을 높이기 위해 95년부터 1년에 한번씩 열린 천하장사 대회를 2연패한 김경수. 더군다나 올해는 5월 밀양대회 백두 정상을 밟아본 것이 유일해 더욱 3연패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천하장사를 차지하기 위해 다른 대회는 포기하고 6월에 받았던 왼손목 인대수술도 성공적으로 끝나 그 꿈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그러나 3룡 중 가장 대진운이 나쁜 편. 8강전에서 팀후배인 2m17의 「인간 기중기」 김영현과 힘겨운 일전을 치른 뒤 4강전에서 이태현―신봉민의 승자와 만나게 돼 첩첩산중. 94년3월 열린 천하장사 대회 타이틀을 데뷔 2개월 14일만에 따내 민속씨름 사상 최단기간 천하장사의 영예를 누렸던 신봉민. 이태현―김경수의 그늘에 가린 「3인자」의 설움을 날리겠다는 각오다. 7월 울산대회에서 입은 무릎부상을 털어낸 뒤 세경에서 이적해온 황규연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특기인 들배지기를 더욱 가다듬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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