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박찬호-노모, 「13승족쇄」 왜 못벗나

  • 입력 1997년 9월 19일 20시 11분


동양인들이 기피하는 숫자가 「4」라면 서양인들에게는 「13」이 바로 그런 숫자. 그런데 묘하게도 잘 나가던 LA 다저스의 동양인 투수 박찬호(24·한국)와 노모 히데오(29·일본)가 똑같이 서양인들의 징크스인 「13」에 발이 묶여 애태우고 있다. 이들은 8월 초반까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10승 고지에 등정, 지난해 노모가 세웠던 미국프로야구 역대 동양인 최다승인 16승 벽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박찬호는 지난달 22일 뉴욕 메츠전에서 13승을 거둔 뒤 28일째 14승 소식이 끊겼고 노모도 지난달 2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역시 13승에 멈춰 서 있다. 그동안 박찬호는 4경기에서 2패, 노모는 3경기에서 1패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급상승세에 왜 제동이 걸린 것일까. 박찬호의 경우 변화구가 밋밋하기 때문이라는 것. 박찬호는 지난달 말부터 변화구가 컨트롤이 되지 않자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무리하게 직구를 던진 것이 실투로 이어지고 있다. 노모는 폭포수같이 떨어지는 포크볼이 타자들에게 간파당한 경우. 따라서 타자들은 포크볼은 아예 포기하고 직구만 노리고 덤벼들기 때문에 얻어맞고 있다. 박찬호가 18일 배리 본즈에게 1회 투런 홈런을 맞은 것과 노모가 15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2점포를 허용한 것이 바로 이같은 이유에서 비롯됐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그 전 경기에서도 똑같이 4이닝동안 5실점하고 쫓기듯 마운드에서 내려왔었다. 이제 똑같이 두 경기씩이 남은 박찬호와 노모. 「13」의 서양인 징크스를 언제 누가 먼저 깰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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