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프로야구]『피아자는 괴로워』…박찬호-노모와 대화안돼

  • 입력 1997년 9월 23일 19시 55분


미국프로야구 LA 다저스의 투수 박찬호(24)와 포수 마이크 피아자(29) 사이에 언어 장벽으로 일어난 해프닝 두가지. 올해초 피아자는 박찬호의 투심 패스트볼에 강타당했다. 박찬호가 경기전 영어로 정한 사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체인지업 대신 투심 패스트볼을 던졌기 때문. 두번째. 피아자는 지난 동계훈련에서 홈런 2개를 맞은 뒤 고개를 떨군 채 내려가는 박찬호에게 『이모션(감정)을 통제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이모션」을 「모션(몸짓)」으로 알아들은 박찬호는 다음날 공없이 투구폼 연습만 했다. 다저스 선발투수진은 박찬호를 비롯, 노모 히데오(일본) 라몬 마르티네즈(도미니카) 이스마엘 발데스(멕시코)등으로 짜여져 「미니 UN(국제연합)」으로 불린다. 따라서 다국적팀의 포수인 피아자는 상대팀 타자들의 장단점 분석보다 팀내 각국 투수들의 언어, 문화의 이해에 시간을 더 쏟아야할 정도다. 그중에서도 신경을 가장 많이 쓰는 쪽은 박찬호와 노모. 피아자는 고교 시절 스페인어를 배웠고 다저스의 윈터리그가 매년 도미니카나 멕시코에서 열려 마르티네즈나 발데스와의 의사소통에는 불편이 없다. 피아자는 처음 박찬호의 공에 맞은 뒤 얼굴을 붉힐 정도로 화를 냈고 박찬호도 『그에게 어떤 말도 붙일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었다. 두사람 사이가 부드러워진 것은 박찬호가 피아자의 투구 리드를 반드시 따르면서부터. 박찬호는 시즌 10승을 거둔 뒤 인터뷰에서 『나는 피아자의 사인에 따라 타자와 상대하는 데만 신경쓴다』는 말로 피아자에 대한 믿음을 나타냈다. 피아자도 최근 LA타임스와 가진 회견에서 『팀의 승리를 위해 외국인 투수들이 불평없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라며 부드러워진 관계를 털어놨다.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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