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혜―이은실조(제일모직)가 출범 4개월만에 세계여자탁구계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유지혜와 3년 동안 호흡을 같이한 박해정(제일모직)이 지난 6월 열린 브라질오픈탁구대회에 불참하는 바람에 임시방편으로 손을 맞추기 시작한 이들은 이때부터 출전한 모든 국제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차지, 코칭스태프마저 당황스러운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일 끝난 일본오픈대회 우승까지 3개 대회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것. 실업 4년차인 유지혜와 1년 후배인 이은실의 결합은 복식조로서는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공격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한 명은 빠른 공격을 할 수 있는 펜홀더 전진속공 전형이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인데 이은실이 이 몫을 해주고 있다.
세계11위에 랭크된 유지혜가 뛰어난 경기운영 능력으로 상대에게 공격기회를 주지 않는 사이 이은실은 매서운 스매싱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잡는다.
또 복식 경기에서 승리의 관건은 공격루트가 상대에게 읽히지 않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취해야 하는 것. 이 점은 셰이크핸더 드라이브전형인 유지혜가 백푸싱 루프 드라이브 등 다양한 형태의 공격을 상황에 맞게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충분히 커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복식조가 진정한 세계최강의 지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유지혜의 서비스」와 「이은실의 공격」이 더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다지 서비스가 좋지 못한 유지혜가 서비스권을 가졌을 경우 상대가 리시브를 곧바로 공격으로 되받아치면 3구공격을 준비하던 이은실이 부담을 갖게 된다.
또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는 이은실도 단조로운 스매싱위주의 공격패턴을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랠리가 오래 지속될 경우 범실로 무너질 가능성이 많다.
침체기를 맞고 있는 시점에서 복식을 승부수로 띄운 한국탁구가 젊은 복식조의 발굴로 환희의 미소를 띨 수 있게 됐지만 이들의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장기적인 안목의 관리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