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스카우트철을 맞아 국내 프로야구단들이 「박찬호 신드롬」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8월초 부산에서 열린 천마기대학야구대회때 대표팀 에이스 서재응(인하대)의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터지면서 한바탕 곤욕을 치른 해태는 제51회 황금사자기쟁탈 전국지구별초청 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 기간동안 LA다저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스카우트들이 동대문구장에 나타나자 초비상이 걸렸다.
이들이 내한한 이유는 서재응과의 담판보다는 올해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거포 최희섭(광주일고)을 직접 보기 위한 것. 최희섭은 29일 해태의 고졸 우선지명을 받을 예정이지만 아직 해태와 고려대 사이에서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해태의 김경훈스카우트는 『고교생으로선 구단 사상 최고액인 3억원의 계약금을 제시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터에 이들이 내한해 일이 꼬이고 있다』며 불평을 터뜨렸다.
LG도 사정은 비슷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봉중근(신일고2년)을 스카우트할 것이라고 언론에 흘리고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대표팀 왼손 에이스 봉중근은 7월 캐나다에서 열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MVP. 내년 11월 LG의 고졸 우선지명을 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는 봉중근 보호를 위해 24일 신일고의 8강전때 최종준단장이 직접 나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삼성과 OB도 속이 끓기는 마찬가지. 8월말 일본에서 열린 애틀랜타올림픽기념 국제야구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단중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오른손 정통파 투수 정석(상무).
투수지만 지난해 삼성의 2차지명을 받았을 정도로 무명이었던 그는 입대후 기량이 급성장, 1백50㎞대에 이르는 빠른 볼과 커브를 뽐내고 있다.
또 실질적인 대표팀 에이스이지만 발바닥 부상이 완쾌되지 않은 김선우(고려대·OB 1차지명)도 집중표적이 돼 구단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