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英 「13세소녀 복싱대결」 논란

  • 입력 1997년 10월 2일 19시 55분


만약 한국에서 13세의 앳된 소녀 둘이 비정한 사각의 링에서 복싱대결을 하려 한다면 부모들은 찬성을 할까, 반대를 할까. 지금 영국에선 바로 이 문제에 대한 찬반논쟁이 뜨겁다. 그 논쟁의 주인공들은 아직 얼굴에 솜털이 보송보송한 13세 동갑내기의 엠마 브라머와 안드리아 프라임. 두 소녀는 2일 영국 아마복싱사상 처음으로 1회전 1분30초씩 3회전동안 경기를 갖는다. 물론 머리 치아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머리보호대와 마우스피스 가슴보호대를 착용한다. 이 소식을 들은 점잖고 보수적인 영국인들이 가만히 있을리 없다. 전 헤비급 세계챔피언을 지낸 헨리 쿠퍼를 비롯, 영국의학협회 등 각계 각층에서 일제히 반대하고 나섰다. 『여성은 남성과 신체구조가 달라 복싱경기가 위험하며 더욱이 나이 어린 소녀일수록 크게 다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정작 두 소녀의 부모들은 이런 논리를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다. 브라머의 어머니 엘리자베스는 『딸이 주먹을 휘두르는 모습을 차마 볼 자신은 없다. 그러나 딸이 원하는 일을 절대로 금지시키거나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반대론자들의 비난을 일축했다. 영국소녀들의 거칠 것 없는 상상력과 자식에 대한 부모들의 한없는 믿음이 당당하다. 이런 경우에 우리 한국의 어머니들은 뭐라 할까. 정말 그것이 알고 싶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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