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린 옛 가야벌에서 펼쳐지는 빛과 소리 그리고 영상의 어우러짐. 7일간 경남을 뜨겁게 달굴 제78회 전국체육대회의 개회식이 8일 오후 6시 8분부터 2시간여동안 창원 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사상 최초로 야간에 치러지는 개막식 소요시간은 식전 식후행사를 포함해 2시간14분. 밴드퍼레이드, 「축제의 터」를 주제로 한 무용단의 춤사위, 「화합의 메아리」란 이름 아래 가야금 민요메들리와 재즈풍의 아리랑가락이 북 합주와 함께하는 소리의 축제, 가수 조영남과 합창단의 공연 등으로 축제의 서막이 열린다.
식전행사가 끝나면 팡파르단의 연주에 맞춰 인천을 선두로 강원 서울 경기 등 각 시도와 해외동포, 이북5도 선수단이 차례로 입장하고 마지막으로 개최도인 경남과 심판단이 뒤따른다.
송태호 문화체육부장관의 대회선언과 김혁규 경남도지사의 환영사에 이어 개막식 하이라이트인 성화점화. 지난 3일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에서 태양열로 채화돼 8백26.6㎞를 달려온 성화가 휠체어를 탄 한동현군(15·홍익 재활원)과 택시운전사 산장관리인 농부 등 「보통사람」들에 의해 운반돼 김정애양(13·중앙초등)을 거쳐 주경기장 성화대에 점화되면 오색풍선이 날아 오른다.
김운용대한체육회장의 개회사에 이어 한치호(마산시청), 이경원(마산성지여고)의 남녀 대표선수 선서, 박봉근심판의 심판대표 선서가 뒤따른다.
선수단이 퇴장한 뒤 어둠에 휩싸인 창원벌에선 옛 가야의 찬란한 문화를 반추할 식후 프로그램이 20분간 펼쳐진다.
나팔수 6명의 연주 및 큰북 소리와 함께 봉황 군무가 그라운드를 수놓는다. 가야인의 기상을 상징한 깃발춤이 힘차게 꿈틀대면 해상강국 가야의 배가 성난 파도를 헤치고 평화로운 세상으로 항해한다.
레이저 빔과 그물스크린이 한바탕 어우러진 뒤 가수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이 이어지고 대회 마스코트 「해오리」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핀업 조명을 받은 남녀 어린이 두명이 부르는 「고향의 봄」. 스탠드에서도 관중들이 합창하고 피아노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창원 밤하늘엔 축제의 불꽃이 떠오른다.
〈윤득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