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올림픽종목 채택」.
이는 국제스포츠계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올림픽의 교황」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위원장도 성사시키지 못한 난제다.
골프는 그 인기나 인구로 볼 때 이미 오래전에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어야 당연한 스포츠다.
사마란치가 지난 15년간 골프를 올림픽에 끌어들이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른 종목과는 달리 아이로니컬하게도 골프단체들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지는 최근 「골프는 올림픽스포츠가 될 것인가」라는 기사에서 한마디로 「불확실하다」고 보도했다.
미국PGA와 유럽PGA는 물론 두 대륙의 아마추어골프 대표기관인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도 사마란치의 간곡한 제안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는 것.
그 이유는 올림픽의 도움을 받지 않아도 골프는 충분히 인기스포츠로 각광을 받고 재정적으로도 풍요를 만끽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단적인 예로 4대 메이저골프대회는 다른 어떤 스포츠의 세계선수권대회보다 TV중계권료가 높을 정도로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사마란치는 96애틀랜타올림픽에서 「올림픽골프의 부활」을 시도했다가 또 다시 실패, 체면을 구겼었다.
「IOC가 대회장소로 지목한 오거스타내셔널GC가 철저히 지켜온 회원위주 운영전통을 깰 수 없다」는 것이 애틀랜타시의회의 반대 이유였다.
마스터스골프대회 개최지인 오거스타내셔널GC의 전통에 IOC의 권위도 먹혀들지 않았던 것이다.
골프는 1900년 파리와 1904년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의 정식종목. 이후 아마추어리즘에 밀려 올림픽에선 오랫동안 잊혀진 종목이 됐지만 현재 「황금알을 낳는 스포츠」로 탈바꿈했다.
「스포츠의 상업화」를 공공연히 주장하는 사마란치가 골프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