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 정신차려야 될 텐데…』
LG는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나는 이상훈 편에 투수 신윤호(22)를 딸려 보낸다. 보스턴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1년간 연수시키기 위해서다.
신윤호를 아는 팬은 드물다. 그런데도 왜 LG는 신윤호를 보내는 것일까. 이유는 신윤호를 「미완의 대기」로 점찍고 있기 때문이다.
신윤호는 93년말 고졸 신인 최초로 1억원대(계약금 8천8백만원, 연봉 1천2백만원)에 들어선 선수. 충암고 3학년이었던 이해 신윤호는 부산고의 주형광(현 롯데)과 「좌우 투수 쌍두마차」로 불렸다.
1m82, 90㎏의 신윤호는 힘 들이지 않고도 구속 1백40㎞가 넘는 공을 던졌다. 94년 시즌개막을 앞두고 불펜에서 1백50㎞를 넘나드는 공을 뿌리자 코칭스태프는 『브라보』를 연발했다.
그러나 잘 던진 것은 불펜에서 뿐. 시범경기 마운드에 오르자 맥을 추지 못했고 이 때문에 데뷔 첫해 등판기회도 잡지 못했다.
19세의 신윤호는 이때부터 방황하기 시작했다. 고교 대선배였던 최정기 구리숙소 소장은 도망다니는 신윤호를 잡으러 「다리품」을 팔았다.
숙소에서도 축구팀 버스와 승용차를 두들겨 부수었다.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다 사고도 냈다. 「악동」으로 낙인이 찍혔다.
LG는 95년 시즌 직후 신윤호를 미국 플로리다주 교육리그에 보냈다. 효과는 만점. 신윤호가 완전히 야구에 재미를 붙여 돌아왔다.
하지만 실전에서는 여전히 통하지 않았다. 96년 고작 2경기에 4이닝을 던졌고 방어율은 무려 11.25.
LG는 지난해말 승부수를 띄웠다. 한화의 「돌아온 탕아」 노장진처럼 사람이 돼 돌아오라고 현역입대시킨 것. 그러나 이마저도 지난 8월 의가사 제대로 끝났다.
신윤호는 이제 마지막 시험무대에 섰다. 「미완의 대기」로 끝날 것인지, 「포스트 선동렬」이 될 것인지는 1년 뒤 판가름날 것이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