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미운 오리’가 된 기분입니다”
스포츠 종목 중 ‘정리해고대상 1호’로 눈총받고 있는 골프 관련 종사자들은 요즘 잠이 오지 않는다. 특히 올시즌 대회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남녀프로골프협회는 걱정이 태산이다.
스폰서들이 “좀 더 두고보자”며 발을 빼거나 “현재 상태로선 대회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두 협회는 ‘거품빼기’에 나섰지만 그 실효성은 불투명한 실정이다.
대부분의 국내 프로골프대회 총경비는 총상금을 훨씬 초과, 배보다 배꼽이 더 컸었다. 총상금 2억원짜리 대회에 소요되는 경비는 보통 3억원 이상.
이중 광고선전비가 50% 이상을 차지하며 골프장 임대료가 25∼40% 정도.
광고비 절감은 간단하지만 임대료 삭감은 쉽지 않다. 골프장측이 내장객 격감으로 발생한 적자를 임대료에서 벌충할 움직임이기 때문. 한 예로 지난해 8월 열렸던 필립모리스대회가 우정힐스CC에 낸 임대료는 무려 2억원이었다.
또 한가지 ‘거품빼기’방안은 경쟁적으로 올렸던 상금 축소. 또 상금과 외국선수 초청료를 달러로 지불하던 국제대회를 국내대회로 바꾸는 궁여지책도 나오고 있다.
모든 대회의 갤러리티켓을 유료화, 대회경비로 조달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공짜구경’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마음을 고쳐먹을지 의문이다.
하루에도 수십개의 기업이 쓰러지고 수천명의 실업자가 거리로 내몰리는 암울한 경제상황. “먹고 살 것도 없는데 골프가 웬 사치”냐는 분위속에서 골프가 살아남을 ‘솔로몬의 지혜’는 과연 무엇일까.
〈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