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인 한편의 ‘드라마’였다.
25일 태국 푸케트 블루캐니언CC(파72)에서 벌어진 98조니워커클래식 최종 4라운드 연장 두번째홀.
버디퍼팅을 남겨두고 라이를 살피는 타이거 우즈(22·미국)의 눈이 이글거렸다. 홀컵까지 거리는 2m. 우즈의 퍼터로부터 추진력을 얻은 볼은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우즈가 믿어지지 않는 역전승을 거두는 순간, 그린부근에 모여든 1천여명의 갤러리는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전날까지 단독선두 어니 엘스(28·남아공)에게 무려 8타나 뒤졌던 우즈. 하지만 그는 4라운드에서 버디8개와 보기1개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합계 9언더파 2백79타로 정규라운드를 마감했다. 엘스는 이날 1오버파 73타.
엘스보다 1시간반 먼저 경기를 끝내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 우즈는 연장전을 앞두고 원기를 회복했지만 뙤약볕 아래서 막 경기를 마친 엘스는 지쳐있었다.
18번홀(파4.3백78m)에서 치러진 연장 첫홀을 파로 비긴 두 선수는 재연장전에 돌입했다. 드라이버 티샷을 엘스보다 10여m 더 날린 우즈의 두번째 샷은 그린에 안착한 반면 엘스의 볼은 그린을 넘어 깊은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계속된 엘스의 ‘칩인샷’은 홀컵을 살짝 비켜나가 1m20지점에 멈췄다. 승부는 여기서 갈렸다.
먼저 퍼팅한 우즈가 버디를 낚자 대회 2연패달성에 실패한 엘스는 볼마크를 겸연쩍게 집어들며 축하의 악수를 건넸다. 1백만달러의 초청료를 받고 출전한 우즈가 이번 대회에서 거둬들인 돈은 우승상금까지 포함해 약 20억원.
〈푸케트〓안영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