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용 삼성화재남자배구팀 감독. 그는 다른 팀의 경기를 가장 많이 보는 지도자로 소문이 나 있다.
수원의 체육관에서 소속팀 훈련이 끝나면 곧바로 서울로 달려와 하루종일 다른 팀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전력을 탐색한다.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 대 한양대의 98한국배구슈퍼리그 경기.
실업 최강과 대학 최강의 올시즌 첫 대결이라는 점에서 주목됐고 관중도 7천여명이나 운집하는 등 두팀의 승부에 대한 관심은 지대했다.
그러나 팬들의 이같은 기대는 초반에 여지없이 무너졌다.
한양대의 ‘모든 것’을 훤히 파악하고 있는 신치용감독의 변화무쌍한 작전에 한양대는 ‘고양이 앞에 쥐’처럼 옴짝달싹을 하지 못한 것.
팽팽하리라는 예상을 뒤엎고 삼성화재의 3대0 완승이었다.
이로써 삼성은 2차대회 5연승을 포함, 이번 대회들어 12연승을 내달렸다. 한양대는 3승3패로 주춤.
승부의 명암은 1세트부터 확연하게 갈라졌다.
삼성의 탄탄한 수비와 다양한 공격에 주눅든 한양대는 초반부터 실책을 연발하며 흔들렸다.
반면 삼성은 한양대의 불안한 조직력을 틈타 차분하고 노련하게 상대를 공략, 일방적으로 앞섰다.
신진식의 왼쪽 강타로 포문을 연 삼성은 김기중이 한양대 레프트 백승헌의 공격을 블로킹으로 막고 김세진이 오른쪽에서 강타를 꽂아넣으며 점수차를 벌려 나갔다.
한양대 손석범 이영택의 연이은 실책으로 5대2까지 앞선 삼성은 신진식 김세진의 좌우 강타와 김상우 김규선의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내리 득점, 15대4로 세트를 끊으며 완승을 예고했다.
주도권을 잡은 삼성은 2,3세트도 15대6, 15대12로 잇따라 따내 1시간반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한편 성균관대는 경희대를 3대0으로 완파하고 2승3패를 기록했다.
〈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