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료 6초를 남기고 98대96으로 포틀랜드가 앞선 가운데 타임아웃. 뉴저지가 공격권을 쥐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전광판에 난데없이 ‘키스 미(내게 키스해줘요)’라는 자막이 비춰졌다.
곧이어 스탠드 곳곳에서 카메라에 잡힌 자신들의 얼굴을 보고 정답게 입맞추는 젊은 연인과 중년의 커플, 백발이 성성한 노부부의 모습이 차례로 스크린을 장식했다. 손에 땀을 쥐고 목이 터져라 응원하던 팬들이 잠시 승부를 떠나 환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하프타임 때는 모형비행선이 상공을 날아다니며 관중들에게 아이스크림 상품권을 뿌렸다. 또 간단한 게임을 통해 티셔츠를 나눠주고 치어리더들이 관람대사이를 뛰어다니며 따끈따끈한 피자를 선물했다.
경기가 끝난 뒤의 ‘애프터쇼’. 승리의 주역인 포틀랜드의 앨빈 윌리엄스는 코트중앙에서 마이크를 잡고 소감을 피력해 팬들을 다시 한번 들뜨게 했다. 인구 1백만명 남짓의 소도시 포틀랜드. 1백달러안팎의 만만치 않은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관중동원능력을 보유한 비결은 선수들의 현란한 묘기덕분만은 아니다.
경기장을 찾은 팬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노력. 출범 2년을 맞은 한국프로농구가 배워야할 점이 바로 이런 자세가 아닐까 싶다.
〈포틀랜드〓이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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