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로(수비전문선수)’의 활약이 이처럼 빛났던 경기는 없었다.
LG화재남자배구팀의 ‘리베로’ 박규택(24). 1m75, 63㎏의 작은 체구 때문에 ‘리베로’로 뛰어야 하지만 팀내 비중은 최고.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98배구슈퍼리그 3차대회 남자부 LG화재 대 고려증권의 4강 진출을 위한 단판 승부. LG화재는 박규택의 완벽한 서브리시브와 몸을 던지는 수비로 ‘국제통화기금(IMF)팀’ 고려증권의 혼을 빼며 3대0으로 완승했다.
이로써 LG화재는 3년만에 4강전에 진출,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3전2선승제로 맞붙게 됐다.
모기업의 부도에도 투혼을 발휘했던 고려증권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주택은행이 모기업을 인수할 의사를 밝힘에 따라 팀 존속의 희망을 갖게 됐다.
이날 박규택은 76.47%의 서브리시브 정확도에 단 한개의 범실만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그는 안정된 서브리시브로 팀 플레이의 시발점 역할을 했고 고려증권 박선출 이병룡 문병택의 강타를 몸을 날리며 걷어올려 초반 LG화재가 기선을 잡는데 주역을 맡았다.
1세트 7대7의 팽팽한 상황. LG화재는 이종만이 블로킹으로 고려증권 손재홍의 왼쪽 공격을 끊고 김성채의 블로킹과 오욱환의 오른쪽 강타로 득점, 10대7로 앞섰다.
1세트를 15대12로 이긴 LG화재는 2세트에서 5대7로 뒤졌으나 박규택의 뛰어난 수비에 놀란 고려증권 손재홍 오봉식 등이 실책을 연발하는데 편승, 10대7로 뒤집으며 다시 15대12로 세트를 따냈다. 3세트도 15대13으로 LG화재의 승리.
한편 3전2선승제로 벌어지는 여자부 4강전에서는 LG정유와 SK케미칼이 현대와 흥국생명을 각각 3대0으로 꺾고 첫승을 올렸다.
〈권순일기자〉
◇98한국배구슈퍼리그〈18일·잠실학생체육관〉
▼3차대회
△남자부
LG화재 3(15―12 15―12 15―13)0 고려증권
△여자부
LG정유(1승) 3(15―4 15―10 15―10)0 현대(1패)
SK케미칼(1승) 3(15―5 17―16 15―2)0 흥국생명(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