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후 일본의 한 해설가는 “박찬호의 능력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새내기인 서재응이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 말속엔 33세의 요시이가 어린 서재응에게 언제 자리를 뺏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서려있었다.
박찬호는 이날 스피드는 물론 중점적으로 시험해본 커브와 체인지업을 완벽하게 구사하면서 타자들을 압도했다. 특히 야수들의 실책성 안타로 6회말 무사 2,3루의 위기를 맞은 뒤 보여준 투구는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서재응도 처음 선보인 서클 체인지업이 손에 찰싹 달라붙으면서 야구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경기 후 박찬호는 “재응이가 피아자에게 홈런을 맞은 뒤 몬데시에게 곧바로 삼진을 잡은 장면은 감명깊었다”고 말했다.
이날 구장에는 다른 팀의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평소보다 훨씬 많이 모였다. 그중 안면이 있는 한 친구는 “박은 15∼20승은 가능할 것 같고 서는 곧 메이저리그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메리칸리그 타격왕출신으로 필자와 가까운 메츠 1루수 존 올러루드는 “이제 박찬호의 공은 정상급이어서 타이밍 맞추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감탄했다.
허구연〈플로리다에서·야구해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