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이재권/「차범근號」단죄 너무 이르다

  • 입력 1998년 3월 8일 20시 03분


지난해 9월28일 프랑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도쿄 한일전.

한국축구대표팀이 일본에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자 일본은 아직 한국의 적수가 아니라며 쾌재를 부르는 목소리가 축구계에 가득했다.

승장 차범근감독은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제4회 다이너스티컵 한일전.

일본에 패하자 한국축구는 이제 일본에 완전히 추월당했다며 그동안 감독은 뭘했느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축구계 안팎에 드셌다.

그 중에는 차감독이 감당키 어려운 인신공격성 질책도 있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차감독 견제를 본격 거론하고 나선 것이 바로 패배여론으로 어수선한 때였다.

그동안 차감독이 선수선발 등에서 독주해와 더이상 전권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식이었다.

물론 대표감독과 기술위가 뜻을 모아 대표팀을 제대로 관리하자는데 반대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일반 팬이 아닌 대표팀을 관리하는 협회의 공식기구가 승패에 따라 이렇듯 쉽게 손바닥을 뒤집는 것, 그것도 월드컵본선을 불과 3개월 앞두고 감독견제에 발벗고 나선 것이 과연 한국축구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숙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월드컵대표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두말할 필요없이 6월 월드컵본선이다. 이를 향해 가는 대표팀의 전력을 놓고 섣부른 중간평가를 내리고 단죄하는 것은 문제다.

7일 끝난 다이너스티컵에서 한 중 일은 물고물리며 똑같이 2승1패를 기록, 골득실차로 순위를 가렸다.

비록 승패는 달랐지만 월드컵최종예선과 다이너스티컵 등 두차례의 원정 한일전을 치른 뒤 차감독의 속내는 같았다.

“우리의 목표는 오직 월드컵본선이다. 지금은 어차피 과정일뿐이다”라고.

〈이재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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