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이 최대의 해프닝중 하나로 꼽는 MBC 창단멤버 송영운씨의 ‘이실직고 사건.’ 때는 85년 8월20일. 이날 MBC는 천신만고끝에 해태 선동렬(현 주니치 드래건스)을 상대로 2대2 동점을 만든 뒤 8회말 1사3루의 역전찬스를 잡았다.
4번 송영운은 선동렬이 초구를 몸쪽으로 바싹 붙여오자 몸으로라도 때울 요량으로 과감하게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게 웬 일. 공이 그의 몸을 스치면서 뒤로 빠졌는데도 심판은 ‘볼’이라고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바로 이때 생겼다. 송영운이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나선 것. “폭투가 아니에요. 내 몸에 볼이 맞았다니까요.”
송영운이 어필했을 때 3루주자 김재박(현대감독)은 이미 홈을 밟고 난 뒤. 그러나 심판은 친절하게도 오심을 인정, 김재박을 3루로 돌려보냈다.
그러니 ‘빨간 장갑의 마술사’로 불리던 당시 MBC의 김동엽 감독의 머리위에서 뜨거운 김이 펄펄 오를 수밖에….
승부는 원점. 다 이긴 경기를 놓친 MBC는 12회 연장전까지 갔지만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송영운이 그날 밤 괄괄한 김동엽씨로부터 얼마나 혼쭐이 났을 지에 대해선 더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