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85년 MBC-해태 「이실직고 사건」

  • 입력 1998년 3월 17일 20시 02분


너무 정직하면 손해볼 수도 있다. 프로야구에서도 비슷한 경우로 곤욕을 치른 이가 있다.

야구인들이 최대의 해프닝중 하나로 꼽는 MBC 창단멤버 송영운씨의 ‘이실직고 사건.’ 때는 85년 8월20일. 이날 MBC는 천신만고끝에 해태 선동렬(현 주니치 드래건스)을 상대로 2대2 동점을 만든 뒤 8회말 1사3루의 역전찬스를 잡았다.

4번 송영운은 선동렬이 초구를 몸쪽으로 바싹 붙여오자 몸으로라도 때울 요량으로 과감하게 몸을 던졌다. 그러나 이게 웬 일. 공이 그의 몸을 스치면서 뒤로 빠졌는데도 심판은 ‘볼’이라고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문제는 바로 이때 생겼다. 송영운이 심판에게 항의를 하고 나선 것. “폭투가 아니에요. 내 몸에 볼이 맞았다니까요.”

송영운이 어필했을 때 3루주자 김재박(현대감독)은 이미 홈을 밟고 난 뒤. 그러나 심판은 친절하게도 오심을 인정, 김재박을 3루로 돌려보냈다.

그러니 ‘빨간 장갑의 마술사’로 불리던 당시 MBC의 김동엽 감독의 머리위에서 뜨거운 김이 펄펄 오를 수밖에….

승부는 원점. 다 이긴 경기를 놓친 MBC는 12회 연장전까지 갔지만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송영운이 그날 밤 괄괄한 김동엽씨로부터 얼마나 혼쭐이 났을 지에 대해선 더 설명이 필요없을 것이다.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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