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뒤집어 생각해보자. 조경환은 94니카라과세계선수권대회에서 베스트나인에 선정된 대표팀 간판타자. 95년 현대 피닉스에서, 지난해는 상무에서 실업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실업팀이 하나둘 문을 닫는 바람에 야구협회는 이 대회때 우수 사회인팀을 초청해 경기를 치렀다. 당시 조경환이 올린 타율은 7할대. 자랑스럽기보다는 오히려 멋쩍은 성적이다.
이 때문인지 조경환은 올초 롯데와 입단협상을 하면서 무척 고생을 했다. 19일 우여곡절 끝에 계약금 3억원에 도장을 찍긴 했지만 롯데는 “등록선수가 아닌 일반선수를 상대로 올린 성적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혁의 경우는 조경환보다 더 심각하다. 현대 피닉스의 실업 2년생인 그는 대학 1년때부터 5년간 대표팀 3번타자를 지킨 타격천재. 신일고 시절 한양대와 OB에 이중계약을 하는 바람에 프로 영구제명선수가 됐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했지만 프로진출의 길이 막혀버린 강혁. 목표를 잃은 ‘천재’는 한때 크게 방황했다. 실업 봄철리그에선 1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대표팀에선 그를 빼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최근 미국프로야구 LA다저스에서 스카우트 의사를 밝힌 강혁. 그는 올해도 ‘회장님’과 함께 동대문구장에 서야 하는가.
〈장환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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