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축구 야구 테니스 등 36개 종목의 각종 대회가 전국적으로 벌어진다.
11일 프로야구가 본격 개막되면 거의 매일 스포츠 행사가 열린다. 팬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스포츠의 계절이 돌아온 것이다.
30일 온양에서 개최되는 윤봉길의사 의거기념 역전경주대회에서 꽃내음을 안고 달리는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도 좋을 것이며 한강 미사리경기장에 나가 물살을 가르는 조정과 카누의 묘미를 만끽하는 것도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런데 스포츠 시즌이 다시 찾아오면서 한가지 구습도 그대로 따라왔다.
‘대통령배’니 ‘장관배’니 하는 권위적인 명칭을 대회명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게 바로 그것.
대회명에 이런 명칭이 들어가면 뭔가 대단한 대회가 아닌가 하는 착각도 할 수 있지만 정작 대통령이나 장관이 이 많은 대회에 나오거나 시상을 하는 일이 거의 없는 명목상의 명칭이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문화체육부가 문화관광부로 변경돼 체육관련 업무를 정부부처의 한 국(局)에서 맡는 등 체육관련 정부기구가 대폭 축소되면서 그 업무가 민간 차원으로 많이 넘어갔다.과거 문화체육부장관배 대회가 문화관광부장관배라는, 스포츠와는 동떨어진 대회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충무공 탄신기념 전국시도대항검도대회라든지, 황금사자기 야구대회 전국어머니정구대회 등의 대회 명칭은 얼마나 친근하면서도 대회의 높은 격조를 느끼게 하는가.
이제 각 경기단체가 참신하면서도 격조있는 대회 명칭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닐는지….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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