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 차범근감독의 첫마디가 김도근(26·전남)에 관한 것일 정도로 요즘 차감독은 그의 플레이에 푹 빠져 있다.
차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이 공수의 연결을 주도하는 게임메이커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체력과 기본기가 좋고 득점력도 뛰어난 김도근이 주전 게임메이커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근은 차감독으로부터 극찬을 받기 전 이미 실력을 검증받은 바 있다.
지난해 8월10일 벌어진 세계최강 브라질과의 평가전. 골키퍼 타파렐을 비롯해 둥가, 카푸, 알다이르, 카를로스 등 세계적 선수가 포진한 브라질 수비진을 헤집으며 벼락같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것.
평가전이라고는 하지만 세계 정상의 자존심을 걸고 주전을 모두 출전시킨 브라질의 자갈로감독은 경기후 “김도근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난해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활약이 기대되던 그는 그러나 국내경기 도중 어깨를 다치는 바람에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한국대표팀이 최종예선에서 승승장구하며 4회 연속 월드컵본선진출을 이뤄내면서 ‘잊힌 존재’가 됐던 그는 이후 한국이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패하자 대표팀에 긴급 보강됐다.
지난 1일 일본대표팀과의 친선경기에서 게임메이커로 나선 그는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의 2대1 승리를 이끌었고 12일 프랑스 프로축구 1부리그 메츠팀과의 경기에서는 동점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대표와 93년 상하이동아시아경기대회 대표를 거쳐 지난해 5월 국가대표팀에 발탁됐으나 부상으로 물러났던 김도근.
우여곡절끝에 대표팀유니폼을 다시 입은 뒤 그의 진짜 실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축구계는 흥분하고 있다.
〈권순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