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잇단 해체로 휘청대던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간신히 몸을 추스른 것은 지난달 드래프트이후. 삼성생명 현대산업개발 국민은행 신세계 신용보증기금 상업은행 등 6개팀은 해체된 팀 선수들을 뽑고 6월 첫 대회를 열기로 했었다.말썽의 발단은 신용보증기금에 뽑힌 정진경이 불복을 선언한 것. 전 코오롱 소속으로 국가대표선수 출신인 그는 “신용보증기금에 갈 바엔 차라리 대만이나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현재 대만에서 다위안팀과 입단협의중.
문제는 돈. 농구인들은 “지난해말 코오롱이 해체된 뒤 신세계가 은밀히 정진경의 입단을 추진하면서 거액을 제시했었다”며 “정진경측이 신용보증기금 입단을 거부하고 있는 것도 따지고 보면 입단금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각 팀은 드래프트를 하면서 선수에게 별도의 입단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결의했었다. 전 소속팀에 입단하면서 이미 한차례 목돈을 받았기 때문이다. 정진경도 숭의여고를 졸업, 코오롱에 입단하면서 수억원을 받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
정진경 파동은 겨우 다시 싹을 틔우려는 여자프로농구의 싹을 밟아버릴 수도 있다. 정진경이 끝내 입단을 거부할 경우 신용보증기금이 팀해체를 선언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한농구협회가 대만농구협회에 항의문을 보내기로 한 것도 이때문이다.
지금은 여자농구 살리기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요구는 여자농구가 정상화된 뒤 해도 늦지 않다. 공멸(共滅)뒤엔 아무 것도 요구할 수 없지 않은가.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