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로 연달아 팀이 해체돼 뒤숭숭한 여자농구로선 모처럼 맞은 탈출구. 그동안의 설움을 털어낼 권토중래의 기회로 삼아봄직도 하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아마농구의 코칭스태프는 대부분 감독과 코치 1명씩. 그러나 태릉선수촌엔 김재웅 감독 혼자뿐이다. 무슨 이유일까.
당초 감독 후보는 김감독과 상업은행의 유수종감독, 해체된 SK증권의 김동욱감독.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대한농구협회가 감독을 선임하기 전 “남아있는 팀의 사기를 위해 현직감독을 뽑아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러나 협회는 이를 무시하고 해체된 서울은행팀의 김감독을 선임했다. 김감독은 삼성생명의 정태균감독을 대표팀 코치로 지명했지만 거절당했다. 상업은행의 박명수코치로부터도 거절당했다. WKBL이 협회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WKBL이 김감독을 기피하는 사유는 또 있다. 94년 세계선수권대회(호주)때도 감독으로선수단을이끌었지만일본에 져 하위리그로 탈락했다는 것.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갈 점이 있다. 바로 대충대충 일을 처리하는 협회의 태도다. WKBL이 당초 의견을 전달했을 때 협회는 충분히 의견을 나눴어야 했다. 프로출범 지연으로 벼랑끝에 선 WKBL의 입장을 이해해야만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코치가 없으면 감독 혼자 하면 되지”라는 태평스러운 말에서도 드러난다.
WKBL에도 문제는 있다. 협회의 결정이 불만스럽다해도 막가는 식은 곤란하다. 7월 프로출범을 위해서라도 협회와의 불협화음은 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코치를 뽑아 태릉선수촌으로 보내자.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