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어이없이 추락했다. 7일 끝난 대표선수 1차평가전 싱글라운드 경기에서 1천2백90점으로 출전선수 79명중 69위로 초반탈락.
왜 그랬을까. 김일치 협회부회장은 “정상을 지켜야 한다는 부담때문에 흔들린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신적으로 아직 성숙하지 않은 터에 너무 일찍 오른 정상의 자리가 버거웠으리라는 분석이다.
장비교체에 따른 혼란을 이유로 내세우는 이도 있다. 미제 호이트 활을 쏘던 그는 올해초 국제통화기금(IMF)파동과 관련, 국산 활로 바꿨다가 최근 다시 호이트로 돌아갔다.
양궁은 털끝같은 감각의 차이로 기록이 좌우되는 섬세한 스포츠. 때문에 활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김두리가 본래의 ‘감’을 잃어버렸으리라는 풀이다.
김두리도 이대로 방치할 경우 서향순 김효정처럼 ‘반짝스타’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 선수 저변이 풍부하다면 또 모를까, 몇 안되는 선수로 어렵사리 세계정상을 지켜온 한국양궁이기에 김두리마저 놓치기는 너무 아깝다.
이제부터는 지도자들의 몫이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김두리를 되살릴 묘안을 짜보자.
〈최화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