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마케팅」뜬다…스타선수는 「움직이는 광고판」

  • 입력 1998년 5월 18일 19시 03분


‘기업의 세계적인 활로는 스포츠마케팅이 최고,스타선수를 잡아라.’

95년 삼성이 박세리선수와 10년간 계약금 8억원에 연봉 1억원씩 지급키로 계약했을 때 다른 기업들은 이를 못마땅해 했다. 당시 수준으로는 파격적인 조건이었기 때문.

게다가 삼성은 세계적인 코치 리드베터의 개인지도를 받게 하고 해외체류비는 물론 부모 언니까지 감독 영양사 등의 명목으로 급여를 지급, 연간 7억여원을 지원해 눈총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박세리선수가 세계적인 골퍼로 18일오전 LPGA챔피업십에서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기록을 세우자 다른 기업들은 무릎을 치며 부러워했다.

전세계 골프팬들이 지켜보는 이 대회에서 박세리가 우승하자 삼성이 억만금을 주고도 얻을 수 없는 홍보효과를 올렸기 때문.

우선 삼성이 분석한 이번 우승의 경제적인 효과는 총 1억5천만달러(약2천1백억원)로 10년간 박세리 스폰서비용(약50억원)의 40배가 넘는 금액. 중계 16시간중 약 1시간동안 삼성로고가 노출됐다고 가정하면 4천8백만달러의 광고효과(30초당 광고비 40만달러)가 있으며 CBS뉴스 CNN ABC NBC 등 방송 신문 인터넷 등 전세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여기에 일류선수에 동반상승하는 브랜드의 선전효과 등 무형의 효과까지 감안하면 액수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

삼성의 성공이 이쯤되자 그동안 경제난을 이유로 스포츠지원을 축소하던 각 기업들은 스포츠마케팅이 IMF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활로라며 크게 자극받고 있다. 극도로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막대한 시설투자 신제품개발보다는 ‘잘 키운 스타’하나가 기업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판단.

스포츠마케팅의 대상으로 가장 손꼽히는 분야는 단연 골프. 현대자동차가 삼성의 박세리 지원에 자극받아 작년3월 여성골퍼 이주은과 3년간 5억원을 지원하기로 계약했으며 코오롱도 작년 재미교포 남자골퍼 테드 오와 7년간 2백10만달러를 지원기로 계약했다. 현재 대기업이 주최하고 있는 국제규모급 골프대회만 9개에 이른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또 다르게 재미를 본 곳은 코오롱. 마라톤에만 지난 15년간 4백여억원을 들인 코오롱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따고 지난달 네덜란드 로테르담대회에서 이봉주가 2시간7분44초로 한국신기록을 경신하며서 선전효과를 톡톡히 봤다.

주요 종목의 스포츠팀 보유를 통한 스포츠마케팅도 적지 않다. 현대 삼성 대우 LG SK 등 5대그룹만 해도 39개팀을 운영중이다. 그러나 스포츠마케팅의 핵심은 무엇보다도 스타발굴. 작년 세계적인 골퍼 타이거 우즈의 경제가치를 분석했던 삼성경제연구소 박기우(朴基宇)수석연구원은 “앞으로는 단체경기보다 스타중심의 스포츠마케팅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누가 얼마나 유능한 선수를 미리 알아보고 지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영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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