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장은 평소 “골프는 규칙과 예절의 스포츠이며 골프를 바르게 치는 것은 사람 됨됨이가 제대로 됐음을 의미한다”는 특유의 골프예찬론을 펴왔다.
그는 야구 럭비와 함께 골프를 삼성그룹의 3대 스포츠로 정했을 만큼 각별한 애정을 가졌다.
삼성이 골프유망주 사업을 시작한 것은 92년. “골프산업은 세계적으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산업이다. 골프 꿈나무와 전문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하라”는 이회장의 지시에 의해서였다.
96년 10월엔 세계 최고의 골프교습가인 미국의 리드베터를 국내로 초청, 중고생 유망주를 대상으로 집중 강습을 실시했다. 작년초 박세리가 여성제자를 극구 사양해온 리드베터의 문하생으로 들어가게 된 것도 이회장의 강력한 후원에 따른 것이었다.
이회장은 그동안 세차례에 걸쳐 박세리를 그룹 영빈관인 승지원 등으로 초청, 식사를 함께 하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골프에 대한 이회장의 애정은 단순히 골프가 규칙과 예절의 스포츠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분석과 정확성이 몸에 밴 이회장의 생활신조와 골프의 특성이 딱 맞아 떨어져 평소 비즈니스에도 골프정신을 강조한다는 것.
이회장 특유의 골프 예찬론 한가지. “골프 스윙은 그 원리를 연구하는 자만이 정복할 수 있다. 퍼팅은 정확성의 게임이다.”
또 한가지, 골프는 그에게 은인과도 같다.
80년대 중반, 자동차사고로 중상을 입었던 이회장은 수술 후의 엄청나게 고통스러운 후유증을 안양CC에서 새벽 골프로 극복했다는 후문.
몇년간을 깜깜한 새벽에 혼자 나가 골프에 온 신경을 집중한 결과 후유증을 거뜬히 극복했다고 한다.
골프 경력 25년, 한때는 싱글을 쳤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핸디캡 15정도. 2개월에 한번가량 골프장에 나가며 베스트 스코어는 72 이븐타. 안양CC를 자주 이용하는 그는 주로 해외거래선들과 골프를 즐긴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