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리베로(자유인)’라는 축구의 포지션을 가장 완벽하게 수행해낸 불세출의 스타플레이어로 꼽힌다.
최후방 수비수인 스위퍼로 뛰다가 찬스가 났을 때는 빠르게 상대 진영으로 파고들며 어시스트로 결정적 골찬스를 제공하거나 직접 골을 뽑아내는 게 리베로의 임무.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의 리베로 홍명보(29·벨마레 히라쓰카).
베켄바워의 플레이를 보며 “최고의 리베로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가 프랑스월드컵에서 ‘카이저 등극’을 노린다.
내달 10일부터 열리는 98프랑스본선은 홍명보에게는 세번째 맞는 월드컵 무대.
고려대를 졸업한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 첫 출전했을 때만 해도 패기를 보여주는데 그쳤고 94년 미국월드컵에서 본격적으로 리베로로 활약하며 스페인과 독일전에서 한골씩을 넣었지만 한국팀의 예선 탈락으로 빛이 바랬다.
홍명보의 이번 프랑스월드컵 목표는 공수의 대들보인 리베로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해 냄으로써 한국의 염원인 16강 진출을 이끌겠다는 것.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10년간 활약하며 체험한 선진축구를 한국의 고유전술에 접목시켜 ‘실리축구’를 탄생시킨 차범근감독도 전술의 핵으로 홍명보를 꼽는다.
차감독은 네덜란드 벨기에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공격을 홍명보를 주축으로 한 ‘그물수비’로 막아내다 찬스가 났을 때는 홍명보가 공격에 가세해 정확한 롱킥에 의한 패스나 단독 돌파에 의한 기습 공격, 그리고 위력적인 중거리슛으로 골찬스를 노리는 것을 전술의 기본으로 삼고 있다.
1m81, 73㎏의 체격에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92경기에서 9골을 넣고 있는 그는 최근 기량이 절정기를 맞고 있다.
16일 자메이카와의 1차 평가전에서 수비진의 문제점을 지적받은 차감독은 19일 오후 7시 동대문운동장에서 벌어지는 2차 평가전에 홍명보를 투입시킬 예정.
바로 이날 경기의 초점이 공수의 주축으로 나설 홍명보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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