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82세를 일기로 타계한 시내트라. 애창곡 ‘마이 웨이’로 대표되는 그의 생애는 스포츠와는 별 인연이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그는 한때 열렬한 스포츠 사진작가였고 자선 소프트볼팀을 운영하기도 했었다.
71년 3월9일. 그는 ‘라이프’지 사진기자 완장을 두르고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열린 무하마드 알리와 조 프레이저의 첫 대결을 취재했다. 그가 찍은 사진은 라이프지의 표지를 장식했고 기사안에도 5장이나 실렸다.
시내트라는 3년 뒤 다시 프로복서 가운 차림으로 매디슨스퀘어가든에 섰다. 콘서트를 위해서였다. 무대는 프로복싱 링, 콘서트 제목은 ‘메인 이벤트’. 공연기간 내내 객석은 터져나갔다. 마지막날 시내트라는 관중에게 “이번 공연은 내 생애 최고의 경기”라고 선언했다.
시내트라가 초기에 출연한 영화가운데 ‘Take Me Out To The Ball Game’이 있다. 진 켈리와 공연한 야구 뮤지컬로 시내트라는 프로야구 선수로 분장했다.
야구인과 시내트라의 우정도 각별했다. 최근까지 LA다저스 감독으로 재임했던 토미 라소다, 50년대 뉴욕 양키스의 강타자였던 조 디마지오도 그렇다.
54년 11월의 어느날 밤, 디마지오는 할리우드의 한 아파트 문을 부수고 들어갔다. 아내인 마릴린 먼로의 불륜현장을 덮치기 위해서였다. 이때 시내트라도 동행했는데 번지수를 잘못 짚어 그만 놓쳤다.
친구 아내의 불륜을 캐려던 시내트라가 나중에 먼로의 매력에 빠져 결국 깊은 관계를 맺은 사실도 그의 자유분방한 모습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2일 팜스프링스에선 시내트라의 이름을 딴 골프대회가 열리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나 그의 타계로 취소됐다.
이제 시내트라는 갔다. 늦게나마 그의 명복을 빈다.
〈최화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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