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의 골프 핸디캡과 이들이 경영하는 회사의 주식배당 실적을 비교 분석한 결론이다.
미국 뉴욕 타임스지는 자매지인 골프 다이제스트 6월호에 실린 대기업 최고 경영자들의 핸디캡을 토대로 이같이 분석한 내용을 지난달 31일자 경제면에 크게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조사대상으로 삼은 51명의 최고 경영자 중에서 지난 3년동안 가장 주식배당을 많이 한 11명의 평균 핸디캡은 12.4였다(핸디캡이 낮을수록 우수한 골퍼다).
중간 정도의 경영실적을 기록한 22명의 핸디캡은 평균 14.6이었고 경영성적표가 바닥권인 11명의 핸디캡은 평균 17.2.
제너럴 일렉트릭의 존 웰치회장은 핸디캡이 3.8. 지난 겨울 정상급 프로골퍼인 그레그 노먼과 플로리다에서 사교골프를 쳐서 그를 꺾었을 정도.
선 마이크로 시스템스의 스콧 맥닐리회장(핸디캡 3.2)은 하버드대에 다닐 때 골프팀 주장이었다.
흔히 골프를 좋아하는 경영자들이 “골프가 고객과 사귀기에 좋은 운동”이라고 말할 때 비골퍼들은 ‘골프장에서 농땡이를 부리면서 그럴듯한 변명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골프를 잘 치는 최고경영자들은 공개적으로 자신의 핸디캡에 관해 말하기를 꺼린다. 웰치회장도 인터뷰 연설 기고 등 어디에서도 골프에 관한 얘기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적어도 ‘골프를 잘 친다고 경영에 태만하거나 경영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더 적극적으로 골프 핸디캡이야말로 최고 경영자의 경영능력을 예측하는 유용한 지표라고 해석한다.
왜 골프를 잘 치는 최고 경영자들이 평균적으로 좋은 경영실적을 올리는 것일까. 뉴욕타임스는 “어떤 분야에서도 유용한 특질인 인내심과 집중력이 사업과 골프를 동시에 성공하게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골프 코스에서 좋은 스코어를 내기 위해 크고 전략적인 사고훈련을 하는 것도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
딜로이트 앤드 투체사의 컨설턴트인 마이크 프라데트(핸디캡 6.5)는 수년 동안 30여명의 회장들과 골프를 친 경험을 토대로 “핸디캡을 4 이하로 낮출 수 있는 회장들에게는 2천만달러 가량의 보너스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호택기자〉ht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