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２５시］「피겨」가 체육과학硏 찾은 까닭은…

98나가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메달리스트 3명중 은메달과 동메달을 딴 미셸 콴과 첸 루는 모두 중국계. 그렇다면 같은 동양계로 신체적 조건이 비슷한 우리는 왜 피겨스케이팅에서 부진할까. 빙상 관계자들은 예외없이 얇은 선수층과 빈약한 시설을 꼽는다. 그렇다면 이뿐일까.

최근 대한빙상연맹 임원과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지도자들이 처음으로 한국체육과학연구원을 찾았다.

방문 이유는 간단했다. 국가대표 선수만이라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훈련시키고 싶다는 것. 경험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주먹구구식 훈련을 이제 탈피하려 한다는 얘기였다.

피겨스케이팅에서 트리플 점프를 연속적으로 한 뒤 다른 동작으로 연결하기 위해선 유연성과 함께 지구력을 갖출 수 있도록 근파워를 키우는 것이 관건.

피겨스케이팅 지도자들은 그동안 심장박동수를 늘리는 것을 지구력 훈련으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는 피겨스케이팅의 지구력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강한 근력을 요구하는 운동에 알맞은 방법이라는 것. 결국 그동안 종목의 특성과는 반대로 훈련해왔다는 얘기다.

체육과학연구원은 우선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의 기초체력 측정부터 시작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래도 피겨스케이팅은 늦게나마 연맹차원에서 훈련에 과학적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으니 다행이다. 아직도 “열심히 하라”는 말 이외엔 별다른 훈련방법을 제시하지 못하는 종목들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