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월드컵은 도박사들의 최고 흥행무대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22분


월드컵은 도박사들에게도 ‘꿈의 무대’. 만약 우승확률이 400 대 1인 한국이 우승한다면 한국에 1달러를 베팅한 사람은 400달러의 떼돈을 받게 된다. 당연히 피가 끓고 눈이 터진다. 경기장 안의 선수들 못지않게 혈압이 불끈불끈 올라간다.

축구 도박이 성행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요즘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거액을 판돈으로 한 ‘월드컵 특수(?)’가 일고 있다. 이번 월드컵 기간중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홍콩 마카오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축구 도박에 걸릴 판돈은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카오의 한 카지노 거물은 “이 지역에서만 1억2천5백만달러(약 1천7백50억원)가 넘는 돈이 최근 합법적으로 인정된 축구복권에 몰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태국의 농민은행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태국인들은 이번 월드컵에 합법적인 축구 도박에만 약 10억달러 정도를 걸 것으로 나타났다. 태국인들은 최근의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조사 대상의 88.4%가 축구 도박에 돈을 걸겠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더 규모가 큰 것은 불법적으로 행해지는 축구 도박. 승부 조작과 불법적인 축구 도박으로 95년 1백50명의 축구관계자들이 구속된 적이 있는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싱가포르 등에서는 경찰의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규모의 음성적인 도박이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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