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축구 골키퍼가 안쓰러워 보였으면 이런 제목의 소설까지 등장했을까. 그러나 그런 골키퍼보다 더 불안 초조한 사람이 있다. 바로 감독들.
축구팀이란 11명의 호나우두로 이뤄진다고 해서 반드시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다. 차라리 3, 4명의 호나우두와 나머지 7, 8명의 이름 없는 성실한 선수로 짜인 팀이 우승하기 쉽다. 그러나 팬들은 어디 그런가.
브라질의 자갈로감독이 바로 이런 경우. 66세로 이번 프랑스월드컵 최고령감독. 58,62년엔 선수로, 70년엔 감독, 94년엔 기술고문으로 우승을 밥먹듯이(?) 했던 그도 이번엔 좀 힘들어 보인다. 첫 경기에서 스코틀랜드에 졸전끝에 이겼다.
이탈리아의 말디니감독도 첫 경기에서 칠레에 곤욕을 치른 끝에 2대2로 비겼다. 자신이 창안한 빗장수비(카테나치오)가 번번이 뚫렸을 뿐만 아니라 그 빗장수비의 지휘자가 자신의 아들 파울로 말디니였던 것.
어느 시인은 ‘내가 죽으면 내 간을 꺼내보라. 다 녹아 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던가. 아마 축구감독의 간도 그럴 것 같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