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28분 절묘한 왼발 휘어차기로 멋진 선취골. 그러나 그는 불과 1분뒤 백태클을 하다 퇴장의 쓰라림을 맛봐야했다. 하석주의 퇴장으로 한국은 10명이 뛰었고 이는 결국 패배로 이어졌다.
11명이 뛰는 축구에서 수적 열세는 여간 극복키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간혹 10명이나 9명이 뛰어 11명을 이기기도 하지만 기술 전술 체력 등에서 팽팽할 때는 패배로 연결되기 십상이다.
하석주는 퇴장의 위험을 알면서 고의적으로 몸을 날리지는 않았다. 멕시코 선수는 볼을 잡기전 하석주가 달려드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태클 순간 터치라인을 향해 돌아서고 있었던 것.
그러나 주심의 퇴장명령은 추상같았다. 태클은 축구에서 가장 어려운 기술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정상적인 태클이냐, 아니냐의 판정은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태클을 놓고 판정시비가 잇따르자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번 월드컵에서 ‘백태클〓퇴장’이라는 엄격한 조항을 발표했다.
그러나 그 심각성을 그동안 국내에서는 감안하지 않는 것 같았다. 대표팀의 평가전은 물론 프로리그에서도 백태클이 난무했지만 “평가전이니까…” “국내리그인데…”하며 어물쩍 넘어갔다.
규정의 느슨한 적용이 선수들의 몸에 밴 나쁜 습관을 부추긴 것은 아닐까. 엄격한 규정적용만이 한국축구를 한 단계 끌어올릴수 있는 길임을 통감해야할 때다.
〈이재권기자〉kwon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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