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시아를 대표한 4개국이 약속이나 한듯 예선 첫 경기에서 나란히 무릎을 꿇었다.
그렇다면 아시아 축구는 영원히 남미나 유럽의 벽을 뛰어넘을수 없는 것일까.
경기내용을 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본과 이란은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와 유럽의 강호 유고를 맞아 내용적으로 대등한 실력을 보여줬다. 결정적인 찬스도 몇번이나 잡았다. 다만 문제는 골 결정력. 결국 아직 개인기에서 선진축구에 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기술이 떨어지면 아무래도 파울이 많게 마련. 15일 현재 각각 1경기씩을 치른 아시아 4개국의 파울은 모두 96개(일본 35, 이란 30, 한국 16, 사우디 15개). 경기당 평균 24개의 파울을 기록한 셈이다. 이에 비해 아프리카는 경기당 15.5개, 유럽 15.9개,남미 17.2개, 중남미 10개로 20개를 넘지 않았다. 물론 태클도 기술이다. 한국의 태클은 일본의 절반에도 못미쳤는데도 퇴장을 당한 것은 그만큼 투박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골 넣는 기술’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필요하다. 부득이 당분간은 아시아 특유의 끈기와 전술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이번대회까지는 모방과 흡수의 단계였다면 다음엔 창조의 단계로 뛰어넘어야 한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