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 전문지인 ‘스포트’ 8월호에 박찬호(25·LA다저스)의 특집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는 93년 피터 오말리 당시 다저스 구단주와 매니저 스티브 김의 첫 만남에서부터 박찬호가 94년초 계약을 맺기까지의 전 과정을 자세하게 적고 있다.
“지프승용차를 사러 나갔어요. 저는 상당히 말을 많이 했는데도 판매원이 못알아 듣더라고요. 결국 차를 집에 끌고 왔는데 판매원이 말한 옵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차를 다시 가져다 줄 때 기분나쁜 뜻을 전달하기 위해 원고를 준비해 판매원 앞에서 읽어버렸죠. 그때부터 영어가 빨리 늘었습니다.”
이 기사는 또 “박찬호가 미국 생활 초기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기 싫었다는 말을 자주 했다”며 박찬호가 향수병을 잘 견뎌낸 것을 성공의 한 요인으로 분석했다.
박찬호의 승부근성도 높게 평가됐다. 그 일화 한토막.
“열세살 때였습니다. 전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 공동묘지에서 배트를 휘두르기로 했습니다. 첫 날은 무서워서 그냥 돌아왔죠. 그러나 점차 두려움이 엷어지고 자신감이 생겨났습니다.”
이 기사는 “박찬호의 눈에서 타오르는 근성은 번역이 필요없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