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중국프로팀 진출설이 불쑥 튀어나왔다. 이미 차전감독의 부인이 중국 선천으로 가 그곳 평안팀과 감독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차전감독 본인은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차전감독은 지난달 22일 귀국해 20여일간 비통한 심정으로 칩거해 오고있다.
부인의 말처럼 “모든 것이 싫다. 당분간 한국을 떠나있고 싶다”고 했다는 그의 속내를 모를리 없다.
월드컵예선당시 쏟아졌던 ‘영웅찬가’와는 너무나 판이하게 본선에서의 잇단 패배에 대한 ‘인신공격성 질책’은 감당키 어려웠음에 틀림없다.
그의 중국진출설이 나온 것이 이같은 ‘외롭고 처절한’ 마음에서 나온 것임은 분명한 듯하다.
따지고보면 경기에서 패한 것이 대역죄도 아니고 파렴치범죄도 아닌 다음에야 일거에 쏟아진 비난의 화살을 그가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웠으리라.
차전감독은 직업감독이다. 그가 중국으로 가든, 유럽으로 가든 상관할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국민감정의 ‘희생양’이 된 그가 이 시기에 외국행을 타진한다는 것은 성급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인 듯하다.
그는 국민의 성원을 먹고 자라 지금에 와있다. 그가 반발심에서나, 도피성으로 지금 고국을 떠나려 한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고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알 수 없듯 참고 기다리는 인내심을 발휘하지 않으면 한국축구의 대표적 공인으로 그가 살아남을 수 없다”는 한 체육계 원로의 충고는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오래’ 인내하고 국민은 ‘빨리’ 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꼭 대표팀이나 프로팀의 감독이 아니더라도 그에게는 한국축구를 위해 할일이 많다.
〈이재권기자〉kwon22@donga.com